※새아침 빗소리에※
고요한 꿈 길 걷던 밤 손님들 적막의 노래 멈추고
뚜벅이는 빗님 걸음 소리 맞춰 새벽 미소에 바톤 던져주고 내일을 꿈 꿉니다
 . 며느리 조반상 차림에 웃음 한가득 짊어진 빗 길 노인네 지겟짐 발걸음은
그 한 옛날 내가 살던 고향 맛 흠뻑 배였네요
오일 장 나가시려 보따리 이인 할머니들
빗길 가르고 들어오는 첫 버스 기다리며 버스정류장에서 소곤소곤 거리는 모양세란

아랫마을 남정네들 바람끼 흉보는 것 같은데
여자들 입담이란...
열여덟 소녀부터 할머니가 되도록 변하는 건 흰머리 뿐이네요

빗줄기 굵어집니다 우리 집 지붕 부서버릴 것 같은 장대비네요
세차게 퍼부는 빗물은 어머니 살림살이 적시어 바뻐지는 발걸음

장마 설거지에 오르락 내리락 하시며 열토하시며 한껏 인상 찌푸리다가

뒤뜰 텃밭에 나가
여름 배추 소쿠리 한가득 뜯어와 소금에 절이곤
다섯 살 배기 내 아들놈에게 빨간 자두하나 씻겨 줍니다

엄마 없는 엄마 같은 할머니 밑에서
아들 같은 손자 새끼 하나에 의지하며 살아온
손주 사랑이란 가슴 매여지게 하는 새 아침 빗소리입니다.
2010.07.17 아침에 글/이성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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